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이 2024-25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 지으면서, 프로 커리어 첫 번째 트로피를 손에 넣었습니다.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해리 케인의 ‘징크스’는 마침내 깨졌습니다. 현 세대 최고의 잉글랜드 선수가 31세의 나이에 커리어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이 ‘징크스’는 마지막 순간까지 바이에른 뮌헨에 시험을 남겼습니다. 뮌헨은 하루 전 RB 라이프치히가 우승 확정을 저지한 상황에서, 프라이부르크가 레버쿠젠을 상대로 승점을 빼앗아주는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바이에른은 토요일에 우승을 확정 지을 뻔했습니다. 라이프치히 원정에서 3-2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추가시간에 유수프 폴센이 동점골을 넣어 3-3 무승부로 끝났고, 우승 확정은 미뤄졌습니다.
그 경기에서 케인은 출장하지 못했습니다.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은 출장 정지로 결장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커리어 내내 고군분투했던 그였기에, 이번에는 다른 이들이 대신 일을 마무리 지어주는 것도 어쩌면 어울리는 장면이었을지 모릅니다.
바이에른이 직접 끝내지는 못했지만, 기다림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일요일 오후, 바이어 레버쿠젠은 프라이부르크와 2-2로 비겼고, 이로써 바이에른은 수학적으로 추격이 불가능해지며 통산 33번째 분데스리가 우승(독일 챔피언십 기준 34번째)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우승은 케인에게 커다란 정당성을 안겨줍니다. 이미 잉글랜드는 물론 유럽 전역에서 역대급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는 케인이지만, 클럽과 대표팀 모두에서 실력에 걸맞은 트로피를 따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 다소 의외로 여겨졌던 바이에른 이적은 결국 성공으로 귀결됐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케인은 커리어 말미에 ‘나는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사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모두가 의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2023년 토트넘 핫스퍼를 떠나 바이에른으로 이적할 당시, 이 결정은 탈출보다는 ‘의무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토트넘에 남아 성공을 이루거나 성공을 가져오기를 기대했지만, 29세가 되도록 지난 4시즌 동안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4위 내에 단 한 번만 들었고, 그의 꿈은 점점 희박해졌습니다.
“지금이 떠날 시기라 느꼈습니다.” 케인은 2023년 8월 토트넘 팬들에게 보낸 작별 메시지에서 이렇게 말하며 “이건 작별이 아닙니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에 감사의 인사이고 곧 다시 뵙겠다는 의미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메시지는 떠나고 싶지 않았던 그의 심정을 암시하는 듯했으나, 토트넘이 더 이상 그의 야망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적은 타당했습니다. 대부분의 팬들도 그의 ‘트로피 도전’을 이해했습니다.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침몰하는 팀으로 갔다면 이런 이해가 있었을까요? 아마도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바이에른이라는 외국팀, 게다가 성공이 사실상 보장된 팀을 선택한 것은 그의 순수한 동기를 보여주는 선택이었습니다.
바이에른으로 가는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갑니다. 그리고 대부분 많이 이깁니다.
커리어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볼 때, 당연히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가는 것이 현명했습니다. 바이에른은 이적 당시 분데스리가 11연패를 기록 중이었고, 이는 유럽 5대 리그 사상 최장 기록입니다(최소 7년간 유지 확정).
실제로 케인은 이적 후 데뷔전에서 첫 트로피를 노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3 DFL-슈퍼컵에서 바이에른은 라이프치히에게 0-3으로 패했고, 다니 올모가 해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설사 바이에른이 이겼더라도 DFL-슈퍼컵은 ‘진짜 트로피가 아니다’라는 냉소적 시각이 있었을 테니까요. 앞으로 분데스리가, 챔피언스리그, DFB-포칼 등 더 중요한 대회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라이프치히전 패배 후 몇 달간 바이에른은 큰 문제 없이 경기를 치렀습니다. 물론 레버쿠젠(H), 라이프치히(A)와의 2-2 무승부는 아쉬웠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도 막판 골 덕분에 무난히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11월 초, 첫 균열이 생겼습니다. 바이에른은 3부리그 자르브뤼켄과의 DFB-포칼 2라운드에서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추가시간 6분 마르셀 가우스의 극적인 골로 1-2로 패했습니다.
토마스 뮐러는 이를 “잔혹한 타격”이라 했지만, 독일 매체 빌트는 “컵 굴욕. 바이에른은 완전히 당황했고 혼란이 지배한다.”라고 혹평했습니다.
이 패배는 현대 바이에른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순간 중 하나였고, 약 한 달 뒤에는 프랑크푸르트 원정 1-5 대패로 첫 번째 ‘바퀴’가 빠졌습니다. 48년 만에 바이에른이 1시간 내 5실점한 경기였습니다. 당시 레버쿠젠과 승점 차는 3점에 불과했지만 사실상 끝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시즌 초반 12경기 무패를 달리던 바이에른은 이후 22경기에서 8패를 당했습니다(2006-07 시즌 이후 최다). 결국 레버쿠젠에 승점 18점 뒤진 채 3위(슈투트가르트 2위)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은 위안이었으나, 결국 아무 트로피도 없었고 바이에른이 무관에 그친 마지막 시즌은 2011-12시즌이었습니다.
케인에게 큰 책임은 없었습니다. 그는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 36골로 신기록을 세웠으며 이는 역사상 두 명(레반도프스키, 게르트 뮐러)만이 넘어선 수치입니다.
하지만 케인의 ‘징크스’는 여전히 회자됐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케인만이 바이에른에 가서도 무관일 수 있다”는 농담이 떠돌았고, 이어진 유로 2024 결승에서도 잉글랜드는 스페인에 패했습니다.
그러나 레버쿠젠의 성공은 예외적인 일이었고, 2024-25 시즌 바이에른은 빈센트 콤파니 감독 체제 아래 3라운드부터 선두를 유지하며 두 경기 남기고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시즌 케인은 언제나처럼 최전방에서 팀을 이끌었습니다. 24골로 2위보다 5골 앞서며 분데스리가 첫 두 시즌 연속 득점왕 수상 가능성도 높입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여전히 그를 비켜가고 있지만, 2024-25 시즌까지의 트로피 가뭄을 고려하면 당장은 손에 닿는 어떤 트로피라도 반갑게 여길 것입니다.
리그 우승은 훌륭한 출발입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영광이기에 그 달콤함은 더 클 것입니다. 특히 바이에른의 전통인 파울라너 맥주 세례 속에서 말입니다.
‘징크스’는 깨졌습니다. 케인은 트로피와 함께 자신의 정당성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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