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가장 큰 점수 차로 승리한 경기들을 되돌아봅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최다 점수차 승리
PSG 5-0 인테르 (2024-25 시즌)
결승전을 앞두고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 경기가 얼마나 접전이 될지를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마치 ‘멈출 수 없는 힘 vs 꿈쩍도 않는 장애물’이라는 전형적인 대결 구도처럼 보였죠.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인테르는 의외로 아주 쉽게 움직이는 장애물이었습니다.
19세의 데지레 두에(Désiré Doué)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파리 생제르맹은 뮌헨에서 인테르를 5-0으로 대파하며 손쉬운 승리를 거뒀습니다.
두에는 아슈라프 하키미의 선제골을 도운 데 이어 본인이 두 골을 넣으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단일 경기 기준으로 세 번의 골 관여(1도움 2득점)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세니 마율루가 각각 한 골씩 추가하며 PSG는 창단 이후 첫 유럽 챔피언스리그(구 유러피언컵 포함) 우승을 차지했고, 1993년 마르세유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프랑스 팀이 되었습니다.
인테르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역사상 처음으로 5골을 허용한 팀이 되었으며, 유러피언컵 시절까지 범위를 넓혀도 마지막으로 결승전에서 5실점을 한 사례는 1962년 벤피카가 레알 마드리드를 5-3으로 꺾은 경기였습니다.
시모네 인자기의 팀은 결승전 이전까지 이번 2024-25 챔피언스리그 시즌 동안 단 998초(약 16분 38초)만을 리드 당한 상태였지만, PSG에게 철저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 경기는 기록적인 대패로 남게 되었습니다.
AC 밀란 4-0 바르셀로나 (1993-94)
현 맨체스터 시티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는 당시 바르셀로나 선수로 1994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했으며, 그 경기는 바르사가 확실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경기였습니다. 반면 밀란은 마르코 반 바스텐, 잔루이지 렌티니는 물론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수비수 프랑코 바레시와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핵심 선수들이 다수 결장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란은 요한 크루이프 감독의 바르셀로나를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첫 골은 데얀 사비체비치가 균형을 잃은 채 공을 문전으로 밀어 넣었고, 다니엘레 마사로가 근거리에서 마무리해 밀란이 앞서 나갔습니다. 이어 전반 종료 직전에는 로베르토 도나도니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깔끔하게 내준 크로스를 마사로가 침착하게 마무리해 2-0을 만들었습니다.
후반 시작 후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사비체비치는 밀란 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터무니없는 로빙슛을 성공시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이후 마르셀 드사이의 아름다운 감아차기 골이 60분 이전에 터지며 경기는 4-0으로 완전히 기울었습니다.
이날 아테네에서의 밀란 승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역사상 유일한 4골 차 승리로 남아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4-1 유벤투스 (2016-17)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3골 차로 승리한 경기는 총 네 차례 있었으며, 그 중 가장 최근 사례는 2017년 레알 마드리드가 유벤투스를 꺾고 대회 역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던 경기입니다.
20분, 다니 카르바할의 컷백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마무리하면서 레알의 첫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됐고, 이어 마리오 만주키치가 놀라운 오버헤드킥으로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지네딘 지단의 레알은 후반전에만 세 골을 추가하며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습니다. 카세미루가 장거리 슛을 시도해 수비 맞고 굴절된 공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다시 앞서 나갔고, 곧이어 루카 모드리치의 크로스를 호날두가 마무리하며 이번 시즌 UCL 토너먼트에서만 10번째 골을 기록했습니다.
경기 종료 6분 전, 후안 콰드라도가 세르히오 라모스를 밀쳐 두 번째 경고로 퇴장당하며 유벤투스의 반격 가능성은 사라졌고, 막판에는 마르셀루의 패스를 마르코 아센시오가 깔끔하게 마무리하면서 레알의 네 번째 골이 터졌습니다.
이 패배는 유벤투스에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5연속 패배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4-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연장전, 2013-14)*
이 경기는 연장전까지 갔기 때문에 별표(*)가 붙었습니다. 실제로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가 1-0으로 승리할 뻔했던, 매우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리스본에서 열린 이 결승전에서 디에고 고딘은 전반전에 헤더로 이케르 카시야스를 넘기는 감각적인 골을 기록했고, 아틀레티코의 첫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 우승이 현실이 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라 데시마(10번째 유럽 제패)’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후반 추가시간 막판, 세르히오 라모스가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연장 110분경에는 앙헬 디 마리아의 멋진 돌파 이후 가레스 베일이 머리로 역전골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아틀레티코 골키퍼였던 티보 쿠르투아는 마르셀루의 20야드 중거리슛을 막지 못했고, 마지막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FC 포르투 3-0 모나코 (2003-04)
이 승리는 조제 무리뉴를 세계적인 명장 반열에 올려놓았고, 이후 첼시 감독 부임으로 이어졌습니다. 2004년 결승에 오른 포르투와 모나코는 모두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키며 중립 팬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지만, 겔젠키르헨에서 열린 결승전은 결국 한쪽으로 기울어진 경기였습니다.
활동량이 많은 공격형 미드필더 카를루스 알베르투가 전반 종료 6분 전 본능적인 발리슛으로 포르투에 선제골을 안겼습니다. 이후에도 한동안 모나코가 추격을 시도했지만, 71분에 데코가 드미트리 알레니체프와의 연계 플레이 끝에 깔끔하게 속임 동작을 넣은 슛으로 2-0을 만들었습니다.
곧이어 알레니체프가 결정적인 발리슛으로 쐐기골을 넣으며 경기를 마무리했고, 포르투는 유로파리그(당시 UEFA컵) 우승 1년 뒤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한 포르투갈 최초이자 유일한 우승팀이 되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3-0 발렌시아 (1999-2000)
챔피언스리그 혹은 유러피언컵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국가 소속 두 팀이 맞붙은 결승전이었으며, 이 경기 승리는 라리가에서 62점이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레알 마드리드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해당 시즌 기록은 21세기 들어 레알의 최악의 리그 성적입니다.
첫 골은 미첼 살가도의 크로스를 페르난도 모리엔테스가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나왔고, 이어 스티브 맥마나만이 박스 바깥에서 날린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두 번째 골을 추가했습니다. 그는 잉글랜드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비(非)영국 구단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경기 종료 15분 전에는 라울이 산티아고 카니사레스를 제치고 역습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고,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이 경기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습니다.
유러피언컵 결승전 최다 점수차 승리
레알 마드리드 7-3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1959-60)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세 골 차 이상으로 승부가 갈린 경우는 단 다섯 번에 불과하지만, 유러피언컵 시절까지 포함하면 몇 차례 더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1960년 레알 마드리드가 아인트라흐트를 대파한 경기는 가장 상징적인 결승전으로 꼽힙니다.
이 경기에서는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역사상 기록된 해트트릭의 절반이 단 한 경기에서 나오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가 세 골, 페렌츠 푸스카스가 네 골을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는 대회 5연패를 달성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 4-0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1973-74)*
이 경기 역시 별표(*)가 필요한 결승전입니다. 당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유러피언컵 우승까지 단 1분만을 남겨두고 있었지만, 연장전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고, 며칠 뒤 브뤼셀에서 재경기가 열리게 됩니다.
재경기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울리 회네스와 게르트 뮐러가 각각 두 골씩 기록하며 4-0 대승을 거뒀습니다.
이 승리는 당시 3연패 중이던 아약스의 시대를 공식적으로 마감시켰고, 바이에른의 시대를 여는 서막이 되었습니다. 바이에른은 이듬해인 1975년과 1976년에도 유럽 제패에 성공하며 3연패를 이뤘습니다.
밀란 4-0 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 (1988-89)
1989년 5월 캄프 누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밀란은 ‘더블 더치 쇼’를 펼쳤습니다. 루드 굴리트와 마르코 판 바스텐이 각각 두 골씩 기록하며, 3년 전 챔피언이었던 스테아우아를 무대에서 압도적으로 제압했습니다.
이 승리로 밀란은 1969년 이후 처음으로 재경기를 제외한 유러피언컵 결승전에서 3골 이상을 기록한 팀이 되었습니다.
밀란 4-1 아약스 (1968-69)
맞습니다. 1969년 당시 그 기록을 세웠던 팀 역시 밀란이었습니다. 리누스 미헬스 감독이 이끌던 전설적인 아약스는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피에리노 프라티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그는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역사상 마지막 해트트릭 주인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패배로 아약스는 네덜란드 클럽 최초의 유러피언컵 우승 타이틀을 놓쳤고, 그 영광은 이듬해 페예노르트가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아약스의 시대도 곧 열렸습니다. 미헬스가 1971년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고, 이후 슈테판 코바치 감독이 요한 크루이프와 함께 1972년과 1973년 2연패를 이뤄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1 벤피카 (1967-68)*
맷 버즈비 감독이 이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968년 영국 클럽(셀틱 제외) 중 최초로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한 팀이 되었습니다. 최종 스코어 4-1은 다소 일방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세 골이 연장전에서 나왔을 만큼 치열한 경기였습니다.
잉글랜드의 전설 바비 찰턴이 두 골을 넣었고, 브라이언 키드와 조지 베스트도 한 골씩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레블을 달성한 팀은 몇 팀일까? (18) | 2025.06.03 |
---|---|
두에의 눈부신 활약, PSG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역사상 최다 점수차 승리 (5) | 2025.06.02 |
PSG vs 인테르 :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주목해야 할 여섯 가지 핵심 요소 (4) | 2025.06.01 |
PSG vs 인테르 : 챔피언스리그 결승 예측 (8) | 2025.05.31 |
잉글랜드 클럽들은 유럽 대항전에서 몇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까? (8) | 2025.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