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클럽들은 유럽 대항전에서 몇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까?

토트넘 홋스퍼가 빌바오에서 열린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구단이 17년 만에 들어올린 주요 트로피입니다. 그렇다면 유럽 대항전 트로피 개수 기준으로 토트넘은 잉글랜드 클럽 중 어디에 위치할까요?

 

2024년 5월 21일,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홋스퍼를 이끌고 같은 프리미어리그 소속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스페인 빌바오에서 꺾고 2024-25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토트넘이 마지막으로 유럽 대항전에서 주요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84년이었으며, 당시 키스 버킨쇼 감독 아래 UEFA컵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는 맨유를 꺾은 이번 우승과 정확히 40년하고 363일 전의 일이었습니다.

이번 토트넘의 승리는 유럽 대항전에서의 오랜 가뭄을 끝냈지만, 그렇다면 이들이 지금까지 유럽 무대에서 몇 개의 트로피를 차지했고, 잉글랜드 클럽들 중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을까요?

 

잉글랜드 클럽들의 유럽 트로피 획득 현황

• 13개: 리버풀
• 8개: 첼시
• 6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4개: 토트넘 홋스퍼
• 3개: 노팅엄 포레스트
• 2개: 아스널, 애스턴 빌라, 리즈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웨스트햄
• 1개: 뉴캐슬 유나이티드, 입스위치 타운, 에버턴

 

리버풀 (13회 우승)

유럽 대항전에서 가장 성공적인 잉글랜드 팀은 단연 리버풀입니다. 리버풀은 유럽컵/챔피언스리그, UEFA컵/유로파리그, UEFA 슈퍼컵을 통틀어 총 13개의 트로피를 획득했습니다.

리버풀이 처음 우승한 클럽은 아니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 웨스트햄, 뉴캐슬, 리즈, 아스널, 토트넘, 첼시, 맨유 모두 리버풀보다 먼저 유럽 트로피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1973년 UEFA컵 우승 이후, 리버풀은 1990년대와 2020년대를 제외하고는 모든 10년 단위에서 유럽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물론 2020년대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빌 샹클리 감독의 임기 말기였던 1973년 UEFA컵 우승은 리버풀 황금기의 서막이었습니다. 이후 밥 페이즐리 감독 체제 아래 1976년 UEFA컵과 1977년, 1978년 유럽컵 2연패를 달성합니다.

리버풀은 1981년 다시 유럽컵을 들어 올리며, 페이즐리를 유럽컵 3회 우승 감독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는 현재까지도 카를로 안첼로티(4회), 지네딘 지단(3회)만이 반복한 위업입니다.

현재 리버풀은 유럽컵/챔피언스리그 6회, UEFA컵 3회, 슈퍼컵 4회 우승으로 잉글랜드 팀 중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첼시 (8회 우승)

첼시가 잉글랜드 팀 중 유럽 트로피 최다 보유 순위 2위라는 점은 다소 의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 6개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구단을 인수한 2003년 이후에 차지한 것이라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첼시의 첫 유럽 트로피는 1971년 유러피언 컵위너스컵이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한 결승 재경기에서 2-1로 승리했죠. 이후 1998년까지는 유럽 무대에서 우승이 없었지만, 그 해 컵위너스컵과 슈퍼컵을 연달아 들어 올렸습니다.

 

2003년부터 아브라모비치의 막대한 투자와 조세 무리뉴 감독의 부임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2011-12 시즌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감독 대행이던 로베르토 디 마테오가 팀을 이끌어 수비적인 경기 운영으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결승에 진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결승에서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로 우승했습니다.

2021년에도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챔피언스리그를 다시 들어 올렸으며, 그 해 슈퍼컵도 차지했습니다. 총 8개의 유럽 트로피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컵위너스컵, 슈퍼컵에서 각각 2회씩 획득한 결과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6회 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968년 유러피언컵 결승에서 벤피카를 4-1로 꺾으며 잉글랜드 클럽 최초로 유럽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우승까지는 무려 31년이 걸렸습니다.

 

그 기다림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테디 셰링엄과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경기 막판에 연속골을 터뜨리며 바이에른 뮌헨을 2-1로 꺾고 트레블(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결승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 사이인 1991년에는 컵위너스컵과 슈퍼컵에서 각각 한 차례 우승했습니다. 이 두 대회에서는 이후로는 추가적인 우승이 없었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008년에 다시 한 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이번에는 결승에서 첼시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습니다. 이후 유일한 유럽 트로피는 2017년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끈 유로파리그 우승입니다.

 

토트넘 홋스퍼 (4회 우승)

토트넘은 유럽 무대에서 총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유럽컵/챔피언스리그는 그 중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UEFA컵 초대 시즌이었던 1972년에 우승했고, 이어 1984년에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섰습니다. 그러나 가장 첫 유럽 트로피는 1963년 컵위너스컵 우승이었습니다.

2024년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유로파리그 결승 승리는 토트넘의 네 번째 유럽 트로피로 기록됐습니다. 이 경기에서는 전반 종료 직전 브레넌 존슨이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장소는 스페인 빌바오였습니다.

 

노팅엄 포레스트 (3회 우승)

노팅엄 포레스트는 1970~80년대 유럽 무대에서 잉글랜드 클럽들의 황금기 일부를 이뤘습니다. 1977년부터 1984년까지 8시즌 중 7시즌에서 유럽컵 우승 팀은 잉글랜드 클럽이었습니다.

리버풀이 2연패를 달성한 이후, 브라이언 클러프 감독의 노팅엄 포레스트가 1979년과 1980년에 각각 말뫼와 함부르크를 꺾고 유럽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 두 시즌 사이에는 슈퍼컵 우승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유럽 무대에서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했으며, 최근 수십 년간은 대부분을 1부 리그 밖에서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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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애스턴 빌라, 리즈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웨스트햄 (각 2회 우승)

애스턴 빌라는 1982년 유럽컵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1-0으로 꺾고 우승하며 리버풀, 포레스트와 함께 잉글랜드의 유럽 지배 시기를 완성했습니다. 이 경기에서는 골키퍼 나이절 스핑크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 몇 달 후 슈퍼컵도 차지했으며, 그것이 마지막 유럽 우승이었습니다.

 

아스널은 1994년 조지 그레이엄 감독 체제에서 파르마를 1-0으로 꺾고 컵위너스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이보다 앞선 1970년에는 인터시티스 페어스컵 우승 경험이 있습니다.

 

리즈 유나이티드도 페어스컵에서 두 차례 우승했습니다. 첫 번째는 1968년, 두 번째는 마지막 시즌인 1971년이었습니다. 이후 이 대회는 UEFA컵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웨스트햄은 2023년 6월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서 피오렌티나를 꺾고 우승하며 58년 만의 유럽 트로피를 차지했습니다. 이전에는 1860 뮌헨을 꺾고 1965년 컵위너스컵을 들어 올린 바 있습니다. 2023년 결승에서는 자로드 보웬이 경기 막판 결승골을 기록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1970년 컵위너스컵 우승 이후 한동안 유럽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지만, 2022-23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로드리가 넣은 멋진 골로 인터 밀란을 꺾고 대망의 빅 이어 트로피를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팀은 역사적인 트레블(리그, FA컵, 챔스)을 달성하며 잉글랜드 역사상 두 번째로 트레블을 이룬 팀이 되었습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입스위치 타운, 에버턴 (각 1회 우승)

혹시 이 목록을 보고 "이 수치가 틀린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다면, 인터토토컵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만약 포함한다면 풀럼(2002), 그리고 인터토토컵 우승 경력이 있는 뉴캐슬과 애스턴 빌라도 이 명단에 포함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대회는 공식 메이저 트로피로는 널리 인정되지 않고, 1995~2005년 대회에서는 해마다 다수의 '우승자'가 있었기 때문에 제외되었습니다. 한 시즌에 최대 세 팀까지 우승자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정식 메이저 유럽 트로피 기준으로 보면, 아래 세 팀은 각각 1회의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 에버턴: 1985년 컵위너스컵 우승
• 뉴캐슬 유나이티드: 1969년 페어스컵 우승
• 입스위치 타운: 1981년 UEFA컵 우승

특히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최근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향후 몇 년 안에 이 순위에서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