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빌바오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주요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토트넘 홋스퍼는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17년 만에 메이저 트로피를 획득,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스퍼스는 지난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오랜 시간 무관에 머물렀지만, 이번 1-0 승리를 통해 기다림은 마침내 끝났다.
수준 높은 경기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결승전에서 영웅은 브레넌 존슨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볼 터치를 한 것으로 판단된 그는 토트넘의 유일한 유효 슈팅을 성공시켰고, 그것이 승리를 결정짓는 골이 되었다.
전반 40분까지는 프리미어리그 16위와 17위 팀의 경기답게 양 팀 모두 공격을 부담스러워하며 질 낮은 경기를 펼쳤다. 어느 쪽도 선제 실점을 감수하며 공격에 나서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반 종료 직전, 파페 사르의 날카로운 인스윙 크로스를 존슨이 밀어 넣었다. 그는 근거리에서 공을 정확히 맞히지 못했지만, 루크 쇼의 몸통을 맞고 살짝 방향이 바뀐 뒤 마지막 순간 발끝으로 살짝 건드려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는 허망하게 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존슨의 이 골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토트넘에서 기록한 18번째 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자였다. 그는 또한 유럽 주요 대회 결승에서 득점한 일곱 번째 웨일스 선수가 되었다. 유로파리그에서 이번 시즌 넣은 5골은 2003-04 시즌의 크레이그 벨라미 이후 웨일스 선수가 한 시즌에 기록한 최다 득점 기록과 타이다.
이 골은 맨유가 이번 시즌 공식 대회에서 31번째로 선제 실점을 기록한 것이며, 이는 프리미어리그 팀 중 가장 많은 수치다. 그 중 4경기는 토트넘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나온 것이다.
전반 45분 동안 유효 슈팅이 단 1개였음에도 토트넘은 존슨의 골로 1-0 리드를 안고 전반을 마쳤다. 이전 네 번의 결승전에서 득점 없이 패했던 것을 고려하면, 어떤 형태든 골이 나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비록 1-0으로 앞서 있었지만, 토트넘이 경기 중 100번째 패스를 완성한 것은 70분이 지나서였고, 그 시점에 맨유는 265개의 패스를 기록하고 있었다. 토트넘은 맨유에게 볼 점유를 허용하는 데 만족하는 듯 보였고, 맨유는 그 점유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후반 20분을 남기고, 토트넘은 끔찍한 수비 실수로 인해 실점 위기를 맞았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골문 안으로 오는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공은 그의 머리를 맞고 튕긴 뒤 라스무스 호일룬에게 흘러갔다. 호일룬의 헤더가 골문을 향해 날아가던 찰나, 미키 판 더 펜이 공중에서 오버헤드 클리어로 비카리오의 실수를 만회했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투입되며 맨유는 공격에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몇 분 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다이빙 헤더로 다시 한 번 토트넘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공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어 가르나초의 슈팅은 비카리오에게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1분을 남겨두고, 비카리오는 쇼의 강력한 헤더를 몸을 날려 막아내며 마지막 수문장 역할을 해냈다.
이것이 맨유에게는 마지막 기회였고,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준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아쉬운 밤이었다. 토트넘 역시 인상적인 경기는 아니었지만, 결과가 모든 것을 덮었다. 이번 시즌 맨유를 상대로 네 번 맞붙어 모두 승리한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과 함께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위기 속에서도, 유럽 주요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린 역대 최하위 리그 순위 팀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이 경기는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는 사실상 사활이 걸린 승부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전에 지휘했던 팀들에서 2년 차 시즌마다 리그 우승을 차지해 왔다. 호주에서는 사우스 멜버른(1997-98), 브리즈번 로어(2011-12)에서, 일본에서는 요코하마 F. 마리노스(2019), 스코틀랜드에서는 셀틱에서 리그와 컵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2022-23).
그는 자신이 두 번째 시즌에 우승을 해내는 감독이라 자부했고, 토트넘에서도 그 말을 증명해냈다.
결승전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영국 기자가 "만약 우승하지 못하면 광대가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포스테코글루는 "나는 광대가 아니며, 앞으로도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리고 그는 진짜로 마지막에 웃은 사람이 되었다.
토트넘 vs 맨유: 경기 후 주요 기록
- 토트넘 홋스퍼는 이번 우승으로 UEFA컵/유로파리그 통산 세 번째 우승(1972, 1984, 2025)을 차지했으며, 이보다 더 많은 우승을 기록한 팀은 세비야(7회)뿐이다.
-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이 지휘한 팀의 두 번째 시즌마다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록을 이어갔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968~2008년 사이 4번의 주요 유럽 대회 결승에서 모두 우승했지만, 그 이후 5번 중 4번이나 준우승(2009, 2011 챔스, 2021, 2025 유로파)에 머물렀다.
- 토트넘은 이번 시즌 맨유와의 네 차례 맞대결(프리미어리그 2회, 리그컵, 유로파 결승) 모두 승리하며, 한 시즌 네 차례 맨유를 이긴 두 번째 팀이 되었다(첫 번째는 1985-86 시즌의 에버턴).
- 토트넘은 이날 경기에서 슈팅 3회, 점유율 27.7%, 패스 성공 115회로, 주요 유럽 결승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 맨유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0패를 기록했으며, 이는 1973-74 시즌(22패, 강등) 이후 최다다.
- 브레넌 존슨은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골을 넣은 두 번째 웨일스 선수가 되었으며, 그의 5골은 크레이그 벨라미 이후 웨일스 선수가 UEFA컵/유로파리그 시즌에서 기록한 최다 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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