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는 레알 마드리드를 더 나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다시 한 번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그가 맡고 있는 역할을 살펴본다.
은근히 빛나는 로드리고, 그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다
스타 선수들로 가득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로드리고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그는 킬리안 음바페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도, 주드 벨링엄도 아니다. 스페인 언론들이 이들을 ‘BMV’(Bellingham-Mbappé-Vini)라고 부르며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동안, 로드리고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
물론, 이 세 선수들은 팀의 얼굴이다. 유니폼 판매량을 주도하고,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이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골을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끈다.
하지만 현재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을 단순히 ‘삼각편대’로 부르는 것은, 로드리고에게 상당한 실례가 될 수 있다.
사실상 마드리드는 ‘4인 공격 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로드리고 스스로도 이를 강조하고 싶어 한다.
지난 8월 마요르카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긴 후, 로드리고는 자신의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지난주 사람들은 벨링엄, 음바페, 비니시우스의 트리오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R'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이후 그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지만, 이 행동만으로도 그의 헌신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그는 무엇보다 팀을 위해 뛰는 선수다.
존재감은 확실하지만, 스타성은 부족한가?
로드리고가 충분한 존경을 받지 못한다는 시각은 흔하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다. 만약 마드리드 공격진 중 한 명을 교체해야 한다면, 많은 이들은 로드리고를 선택할 것이다.
그는 지난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더블을 달성한 핵심 선수였음에도, 2024년 발롱도르 후보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도 후보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팀 내에서 그의 가치는 확실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후, 벨링엄은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로드리고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정말 과소평가된 선수예요. 솔직히 팀에서 가장 재능 있고 볼 다루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장난삼아 기술을 펼쳐보이면, 로드리고는 말도 안 되는 터치와 플레이를 선보이죠.
그리고 그는 팀을 위해 가장 많은 희생을 하는 선수예요. 그의 선호 포지션은 왼쪽인데, 오른쪽에서 뛰며 엄청난 수비 가담을 합니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아요."
전술적 유연성과 희생정신이 빛나는 선수
벨링엄의 말처럼, 로드리고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유연성과 희생정신 때문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왼쪽 공격수가 가장 편한 위치이지만, 비니시우스와 음바페를 위해 오른쪽에서 뛰고 있다. 이는 공격수에게는 불리한 위치다. 오른발잡이가 왼쪽에서 뛰면 안쪽으로 접어들며 슈팅을 날릴 수 있지만, 오른쪽에서는 이를 활용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로드리고는 이를 극복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강 1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는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며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그가 단순한 보조 역할이 아니라는 것은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마드리드 1군 데뷔 후(2019년 9월), 그는 169경기 선발, 87경기 교체 출전하며 113개의 공격 포인트(골+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팀 내 공격 포인트 1, 2위는 벤제마(167개)와 비니시우스(159개)뿐이다.
로드리고의 공격 포인트 기록을 보면 136분당 1골 혹은 1도움을 기록하며, 비니시우스(125.1분)나 벨링엄(115.1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중요한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8강 맨시티전에서는 2골을 넣으며 팀을 준결승으로 이끌었다.
그의 챔피언스리그 25번째 골은 그를 역사적인 기록에 올려놓았다. 그는 한 팀에서 25골을 넣은 네 번째로 어린 선수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 22세 286일
킬리안 음바페(PSG) – 22세 352일
라울 곤잘레스(레알 마드리드) – 23세 252일
로드리고(레알 마드리드) – 24세 54일
이 정도면 스타 플레이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기록이다.
팀 내 역할과 향후 전망
현재 마드리드는 공격적으로 좌측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올 시즌 전체 공격의 42.4%가 왼쪽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는 라리가 최다 비율이다.
음바페(29골 5도움), 비니시우스(19골 10도움)에 비해 로드리고(14골 8도움)의 스탯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그는 공간을 열어주며 팀의 공격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 시즌 라리가에서 5m 이상 드리블 후 찬스를 만든 횟수를 보면,
라민 야말(24회, 바르셀로나)
비니시우스(19회, 레알 마드리드)
로드리고(18회, 레알 마드리드)
그가 얼마나 팀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가 2021년 레알로 복귀한 이후, 로드리고(197경기)는 발베르데(199경기)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현재 마드리드는 수비 불안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더 수비적인 선수를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로드리고의 경기력이 유지되는 한, 그를 선발에서 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 주 수요일, 아틀레티코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도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BMV’뿐만 아니라, ‘R’까지 포함한 마드리드 공격진 전체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주드 벨링엄이 로드리고의 SNS 글에 남긴 한 마디처럼,
"어리석은 자들만 'R'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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